「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대니얼 길버트(2006) "뇌의 독특한 작동 방식은 우리가 미래에 어떻게 느낄지, 그리고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지에 대해 잘못된 예측을 내리기도 한다."
대니얼 길버트(Daniel Gilbert, 1957~ )
현재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으로, '쾌락적 심리학 연구소'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훌륭한 논문을 다수 남겼으며, '사회심리학 교본'을 엮었다. 2007년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로 영국왕립학회 과학서적상을 받았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행복에 대한 이론을 받아들이기 전에, 인간이 무언가를 오해할 여지가 없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인간은 콩의 가격, 집먼지 진드기의 수명, 플란넬 천의 역사를 비롯한 모든 것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잘못 알 수 있지 않을까?"
대니얼 길버트는 어릴적에 보는 관점에 따라 모서리의 점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들어가 보이기도 하는 그림인 '네커의 정육면체(Necker cube)'와 화병-얼굴 그림 같은 착시 현상을 다룬 책을 즐겨 읽었다. 후에 길버트는 뇌의 '정보 제공' 능력과 그에 따른 일반적 실수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의 눈이 실수를 잘 저지르듯,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예측하는 인간의 '선견력'도 곧잘 잘못을 범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는 미래에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 여기는 공부, 운동 등을 하며 대부분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예측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일까?
인간은 수천 년간 앞날을 예측하는 능력에 관한 질문들을 던져왔으나, 길버트는 이 책이야 말로 심리락, 신경학, 철학, 행동경제학 이론을 망라하여 그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최초의 책이라고 주장한다. 행복에 관한 주제는 심리학에서도 상당히 복잡한 영역이다. 길버트는 이 난해한 주제를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한편으로는 낄낄거릴 수 있게 풀어나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두엽과 행복의 관계
길버트는 인간을 "미래를 생각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정의한다. 동물은 생물학적 본능에 의해 도토리를 줍고 겨울잠을 대비한다 이 외에는 아무런 인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미래를 스스로 인식하며, 많은 관심을 갖는 '예측 기계'이다.
왜 그럴까? 현생인류의 뇌는 수백만 년 전 원시 인간에 비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크기가 상당히 커졌으며, 주로 눈 위쪽의 전두엽 부분이 커졌다. 새로운 수백만 개의 뇌세포가 머물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전두엽을 다친 환자를 관찰한 결과, 계획 능력이 떨어지고 그와 함께 걱정하는 마음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계획과 걱정은 미래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다. 그러므로 전두엽을 다치면 뇌의 인식이 늘 현재에 머물기 때문에 계획도, 염려할 이유도 없어지는 것이다. 전두엽의 확장은 분명 인간의 생존 능력에 유리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덕분에 우리는 각자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그중에 자신의 것을 선택하며, 그것으로 자신의 환경을 조절하게 되었다.
전두엽의 확장으로 생존 능력에 유리한 변화를 가져와 그 덕분에 각자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그중에 자신의 것을 선택하며, 그것으로 자신의 환경을 조절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무엇이 행복한 미래를 가져다줄지 예측하게 되었다.
인식에 대한 뇌의 마술적 속임수
인간의 뇌는 모든 경험과 기억, 지식을 한꺼번에 '구겨' 넣어, 모든 경험을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몇 가지 맥락으로 저장한다. 인간은 이러한 맥락을 기억해내며, 뇌는 그 기억이 완벽해 보이도록 나머지를 보완한다. 뇌는 각자의 인식으로 현실을 '해석' 할 뿐이다.
그러므로 그 해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상상할 때도 기억과 인식이 오류를 일으킬 때가 많다. 예측을 했으나 일어나지 않은 것이 많으며, 상상조차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미래에 대한 해석을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마술적 속임수에 능하다.
내가 정말로 행복할까?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길버트는 '행복'이란 개념은 다분히 주관적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샴쌍둥이인 로리와 레바의 경우 머리가 붙은 채로 태어나 혈관과 뇌 조직 일부를 공유했다. 그들은 행복하냐는 질문에 늘 무척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 쌍둥이가 행복을 아예 모르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런 생각은 행복이 오로지 독립된 개체인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는 편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장애가 있어도 누구 못지않게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은 행복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행복에 대한 인식은 살면서 여러 차례 변한다. 뜨거웠던 사랑이 10년 후 달라진것, 어머니의 아기에 대한 감정도 세월에 따라 희미해지는 것도, 이러한 '인식 착오'가 생기는 것은 신경학적인 이유 때문이다.
미래를 상상할 때 인간은 현실에 실재하는 것을 경험할 때와 똑같은 뇌의 감각기관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앞날을 생각할 때 여러 가지 변수와 이해득실을 따져 합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그저 미래를 떠올릴 때 느껴지는 '감정적' 반응에 집중한다.
결국 우리가 미래에 경험할 거라고 상상하는 것은 '현재'의 느낌에 제한받는다. 20년 후에 정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 무언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인간의 뇌 구조는 미래를 상상하도록 되어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믿었던 것과, 실제로 행복하게 해주는 것과의 크나큰 괴리가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길버트는 이 책 전반에 걸쳐 '미래의 감정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미래에 믿을 만한 행복을 얻을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서 저자는 비논리적 답변을 내놓은다. 그 과정들을 겪은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각자의 환경을 독특하게 조절하도록 창조된 인간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길 꺼린다. 그러하더라도 자신에게만 의존하여 얻는 것은 우리를 비틀거리게 만들 수 있으므로, 길버트의 답변은 가장 유용한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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